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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성생활
글쓴이 : 박경식 올린날 : 2002-12-23 18:40;20
인간이 생리적으로 비록 섹스를 하게 되어 있고, 또 반드시 필요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과연 결혼 생활이 꼭 필요한 것인지, 인간에게 맞는 성교 횟수라는 것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문을 갖고 있다.

만약에 인간에게 지금의 일부일처제를 버리고 다시 옛날로 돌아가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종족보존의 형태로서만 성행위가 가능하고, 다시금 어떠한 계약에 의해서 서로간의 살아가는 형태를 바꾼다면 인간은 더 오래 살 수 있을까?
<성경>에서도 하나님 말씀을 어겼기 때문에 여자에게는 아기를 잉태하는 아픔과 고통을 갖게 하였으며, 남자는 가족을 먹여 살릴 노동을 하게 했다고 적혀 있다.

이것은 한자 숙어로도 쉽게 이해가 간다. 남성을 뜻하는 '남'자는 밭 전(田) 자 밑의 힘 력(力) 자로, 밭에 나가서 힘들여 일을 해야 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남성이 여성보다 인간 수명이 짧은 것은 아마도 남성들이 여성보다 술과 담배 같은 세속적인 유혹을 많이 받는 탓도 있겠지만, 한 가정을 이끌고 나가야 된다는, 먹여 살려야 된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큰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헬렌 피셔는 <성의 계약>을 통해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하였다. 즉, 인간도 처음에는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네 발로 걸어다녔고,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여성에게도 발정기가 있었고, 수컷과 암컷 사이의 유대관계를 맺는 일 없이 서로의 필요에 따라 종족보존을 위해서 관계를 맺는 일 이외에 다른 것이 없었던 걸로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약 1천 4백만 년 전부터 전세계 기온이 급격하게 저하된 결과, 아프리카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의 삼림이 쇠퇴하여 인간 최초의 친류인 프로토호미니드는 숲에서 소계림으로 진출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지구의 기온 하강이 계속 되어 마침내 소계림도 축소되고, 그 속을 수놓듯 이어졌던 초지는 광대한 평원으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1천만 년 전, 그들은 건기가 찾아올 때마다 작은 무리를 이루어 초지로 나가지 않을 수 없게 되면서, 생존을 위해서는 집단의 결속이 불가결해졌다. 또, 서로의 눈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 음식물을 찾게 되는데, 얻어진 음식물은 모두가 있는 곳으로 가져오게 된다. 그곳에서라면 외적에 대한 염려 없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음식물을 운반하기 위해서는 자연히 서서 걷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래서 능률적으로 서서 걷도록 자연선택이 되고, 아마도 1천만 년 전쯤에는 골반이 현대인과 같은 형태로 변화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 결과 산도는 좋아진 반면 골반의 입구가 좁아져서 출산이 점점 어려워졌다. 그 때문에 많은 개체가 생명을 잃었을 것이고, 그런 암컷들 중에는 더 미성숙한 상태의 아기를 낳는 유전적 경향을 가진 것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암컷의 아이는 산도가 좋아서 쉽게 통과할 수 있었기 때문에 출산 시에 죽는 일 없이,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이 다른 암컷이 낳은 아이와 비교해서 높았다. 이렇게 미숙아를 출산하라는 유전적 명령이 프로토호미니드의 암컷 사이에 퍼져 나갔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아이를 양육하고 보호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되었다. 게다가 어미는 서서 걷도록 되었기 때문에 아이를 등에 태울 수가 없게 되어 언제나 끌어안지 않으면 안 되었다. 또, 하루 종일 동료들과 이동하고, 작은 동물을 잡고, 사냥에 참가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졌다. 어미 힘만으로 아이를 기르기가 매우 어렵게 되면서 어떻게든 수컷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러면 어떻게 수컷의 도움을 얻을 수 있었을까?

아마 다음 암컷보다 섹시한 면이 있어야 했을 것이다. 그들은 매달의 발정 주기마다 다른 암컷보다 오랫동안 교미하고, 임신한 상태라 해도 다른 암컷보다 늦게까지 교미를 계속하며 또 출산 후 다른 암컷보다 빨리 교미를 재기하는 암컷들이었을 것이다. 이런 암컷은 아이를 가지고 있어도 발정기 동안은 수컷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 수 있었다. 따라서 쉬는 시간에 모두 돌아다닐 때, 이런 암컷은 언제나 집단의 중심에 있었고, 저녁에 고기를 받으러 수컷의 옆에 가면 다른 누구보다도 많은 고기를 받았다. 그래서 섹시한 암컷은 그렇지 않은 암컷보다 더 건강하고 안전했으며, 그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섹시한 암컷의 아이는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을 확률이 높았다. 따라서 매달의 주기 중 언제라도(임신 중에도, 출산 직후에도) 교미할 수 있는 유전적 특질이 다음 세대로 보다 많이 이어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프로토호미니드의 암컷에게서는 발정기가 사라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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