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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크게 실망하였다. 아무리 미국 생활이 바빠도 그렇지, 어떻게 와 보지도 않고 전화로만 달랑 얘기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한번도 보지 못한 나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맡길 수가 있는가 말이다.
한국인들끼리 얘기할 때,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사람은 미국화 되지 않은 한국 사람이고, 가장 미운 사람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한국식이 좋으면 한국인이었다가 미국식이 좋으면 미국인이 되는 사람이다.
내가 위의 환자를 특히 잊지 못하는 이유는 수술실에서 더욱 기가 막힌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경요도 절제술을 하기 위해 먼저 방광경 검사를 시행하였다. 방광경을 통해 들여다보니 방광에 결석이 보였다. 미국인 의사들은 환자가 소변을 보지 못한다고 하니까 미국에서 흔하고 우리 나라에서도 한참 많이 발생하고 있는 전립선 비대증으로 생각하고 그 수술 준비를 하였던 것이다.
나는 환자에게 방광에 돌이 들어있는 것을 몰랐었느냐고 물었다. 노인은 가는 병원마다 자신이 소변을 보지 못하니 혹시 돌이 들어있는 게 아니냐고 누차 물었으나, 자신이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지라 미국인 의사마다 말이 안 통했다고 했다. 무조건 전립선 비대증이라고 해서 결국 이 병원에까지 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돌을 발견하였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있지도 않은 병으로 수술을 할 뻔한 게 아닌가. 말이 통하지 않는 그곳에서 얼마나 답답했을까. 아들이 미국인 의사에게 아버지의 병에 대해 단 한 번만이라도 문의 전화를 했더라면 이런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왜 서양에는 부모 자식간에 정이 없을까?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소위 말해서 유교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나, 그들은 독립심을 키운다든지, 각자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것 외에도 우리와 여러 가지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도 경험한 바 있지만, 그들의 사회에서는 아무리 어린아이일지라도 개인적인 의견을 존중한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어린아이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하고 부모의 의견이 곧 어린아이의 것인 듯 행동한다.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나 역시 미국 생활을 할 때 무의식적으로 실수를 한 나머지 아찔했던 경험이 여러 번 있었다.
한국에서 아주 오래 살았으며, 연세대 교수로 있던 미국인(한국명 박대인)도 중·고등학교는 물론이고 대학교 입학시험장에까지 부모가 따라와 기다리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노라고 했다. 자기는 입학시험을 치를 때 부모가 잘 다녀오라는 말 한마디뿐이었고, 시험이 끝나고 돌아와서도 시험 잘 봤냐는 말 한마디 없었다면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부모와 자식간에 정이 없는 이유 중 하나가 프리 섹스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연히 자신을 만든 부모가 두 사람일 뿐 실제로 어머니는 이 남자 저 남자와 많은 관계를 가졌으며 아버지 역시 이 여자 저 여자와 많은 관계를 가졌다고, 다만 자신이 태어날 때 우연히 두 사람이 만났을 뿐이라고 여기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인지 그들은 부모에 대한 남다른 존경심을 갖고 있지 않다. 또 한가지 이유로, 성윤리가 타락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성(性)이 성(聖)스럽기는커녕 단지 쾌락으로 작용할 뿐이다.
식욕, 수면욕과 더불어 성욕이 인간의 3대 욕구이며, 가장 기본적 욕구임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밥은 깨끗이 먹어야 하고 잠자리는 가리라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섹스도 장소와 때를 가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밥 먹고 싶을 때 아무 때나 울어대는 갓난아이와 다를 바가 없고, 잠자고 싶다고 하여 아무 곳에서나 뒹구는 짐승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그런 것을 절제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아니겠는가.
남성의 경우 발기는 주로 부교감 신경에서 관계하고, 사정은 교감 신경계에서 관계한다. 그런데 발기부전은 음경에 혈관충혈이 방해됨으로써 생기는 것으로, 성적 극치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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