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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개념은 이제 파멸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 조사된 모든 사회에서 난교나 간통은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강간 역시 우리들의 사촌쯤에 해당되는 오랑우탄을 비롯해서 많은 동물 종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인간 사회에서만 예외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즉, 에스키모나 남아메리카 원주민 사회에서도 비교적 일반적으로 보이고, 또 브라질의 어느 종족은 몸가짐 헤픈 여자를 벌하는 합법적인 수단으로 집단 강간을 하기조차 한다. 중절이나 유아 살해는 산아제한의 원형이지만, 그것은 실제 수 백년 동안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합법적으로 행해져 왔다. 가정의 폭력도 조사·연구된 모든 사회 연구에서 볼 수 있는 일이다. 게다가 그 대부분은 섹스 때문에 일어난다.
부시맨의 경우 가족상에서 일어나는 언쟁의 절반 이상은 성적 질투가 그 원인이었다. 또한 오늘날 대단히 늘어난 현상이지만, 근친상간 역시 현대에 이르러 처음 시작된 것이 아니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환자들 대부분이 근친상간을 한 사실에 주목했고, 스웨토니우스도 로마제국이 쇠약해지고 있을 무렵, 근친상간이 상류사회에 놀랄 만큼 만연해 있다고 기록했다.
최근의 젊은이들은 결혼하기 전에 동거하는 일이 많은데, 이것은 결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동거는 수세기 동안 많은 사회에서 용인되었고, 장려도기조차 하였다. 동성애 역시 오늘날 뉴기니나 네덜란드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대 그리스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프리 섹스의 사고방식도 결코 새로운 것은 아니다. 서유럽에서는 이미 18세기 초에 일반적인 것이 되었으며, 19세기 미국에도 있었다. 배우자 교환, 바람기, 간통, 강간, 중절, 근친상간, 동거, 동성애는 수백만 년이라고는 할 수 없어도 적어도 수천 년 동안은 행해져 온 것이다. 그런 것들 중에 어느 것도 가족의 존재를 위협하는 것은 없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섹스의 형태가 우리 사회에서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여자가 언제라도 성적으로 수용 가능한 존재인 한 사람들은 여러 가지 형태의 섹스를 앞으로도 계속 시도할 것이다.
그런데 부부라는 관계는 단순한 성적인 형상 이상의, 보다 복잡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하나의 계약이고, 서로 의무와 책무와 책임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약속이다. 그리고 이 계약은 지금도 전 세계에 계속되고 있다.
인도의 어느 지방에서는 한 여자와 여러 명이 남자가 결혼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회교 국가에서는 왕자가 여러 명의 여자와 결혼하는 것을 바란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회에서 결혼 상대는 보통 한 사람이다. 어쨌든 지구상 어디에서도 사람들은 지금까지 계속해서 결속을 맺고 있다. 그러나 일부일처제라는 관습은 아마 변해갈 것이다.
로빈 폭스는 "지금 이대로의 상태가 계속된다면 어떤 형태로든 복수혼이 이루어질 것이다. 현재 일부일처제는 벌써 그 기능을 상실했다."고 말하고 있는데, 사실 이런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즉, 오늘날 대부분의 서구인의 경우, 전체적으로 보면 일부일처제는 없어졌다. 처음에는 한 사람의 상대와 관계를 맺어도, 이윽고 그 관계를 끊고 다른 상대와 관계를 맺게 된다. 즉, 차례로 이어지는 일부일처제가 된 것이다. 이것은 다른 사회에서도 볼 수 있는 일이다. 이혼 역시 모든 사회에서 허락되고 있는데, 이혼한 후에는 거의가 다른 상대와 관계를 맺고 있다.
부부관계를 위협하는 것으로 지적되는 것은 결손가정의 증가이다. 이 현상은 남자든 여자든 혼자서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가능한 서구 도시에서 현저하게 나타난다. 침팬지나 고릴라, 오랑우탄은 암컷 혼자서 새끼를 기르는데, 인간 역시 조건이 갖추어진다면 여성 혼자서 아이를 기를 것이다. 부부 관계는 이제 아이의 생존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의 친류인 유인원과 다른 점은 모자(母子)가정의 어머니도, 예전에는 부부 관계를 맺어서 아이를 낳고 아이가 어릴 때는 그 상대와 살았지만 마침내 더 마음에 드는 상대를 찾아서 최초의 부부관계를 깨뜨려 버렸다는 점이다. 게다가 미국의 결손가정 중 약 13%가 부자(父子)가정이라는 것은 다른 영장류에서는 볼 수 없는 기묘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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