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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이 된다는 사실은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새겨져 있는 것이다. 10대의 젊은이는 자연스러운 결합에 대한 경험을 하고, 전세계의 젊은 부부들은 열심히 부부 관계를 유지하고 아이를 기른다. 짝을 짓는다는 충동이 너무 강해서 아이를 낳으려는 의지도 없이 짝을 지으며, 동성 연애자 역시 때때로 동성의 상대와 짝을 짓는다. 동거하는 두 사람도 짝을 짓는다. 아이를 만들 시기가 한참 지난 시기의 남녀도 짝을 짓는다.
흥미롭게도 이런 남녀의 부부 관계는 깨지기 어렵다. 10대에 맺어진 부부관계는 그 의지가 사라져 버린 훨씬 뒤에도 계속되는 일이 많다. 기혼자는 보통 상대에게 흥미를 잃어도 별거라는 의미로서 얼마 동안 부부관계를 지속한다. 이혼한 부부도 이혼 후 종종 옛날처럼 논쟁을 하기도 하며, 서로 친구로서 관계를 맺는 사람도 있다.
짝짓지 행동은 인간이 선조에게서 물려받은 다른 여서 생극적인 행동과 매우 비슷하다. 이러한 행태는 우리의 선조인 영장류로부터 받은 유산의 일부이며, 그것이 바뀔 징조는 현재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영장류에게 공통적인 이런 형태에 의해서 인간은 짝짓는 일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그런 결속을 유지시키는 모든 근본적인 인간 감정을 발전시켰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공포감이나 모든 습성과 마찬가지로 이 감정은 사라지는 일이 없을 것이다. 지금도 우리는 부부관계의 초기에는 상대방에게 열중하고 부부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동안에는 상대에게 성실하려고 정성을 기울인다. 그리고 부부 관계가 깨지면 슬픔을 느낀다. 난교나 질투, 상대에게 버림받았을 때 일어나는 복수심 때문에 죄책감을 갖는다. 지금도 남자들은 아내가 다른 남자들과 정을 통하지 않을까 주의하고 있고, 여자들은 남편에게 버림받지 않을까 고심한다. 그러나 고도산업화 시대의 현대에 이러한 감정은 전혀 필요 없는 것이며, 사실상 부부 관계 자체가 필요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을 버리려고 하지 않는다.
결속을 맺는다는 것은 극히 인간적인 일이다. 그것은 성의 계약과 함께 아득히 먼 옛날에 시작되었다. 그 계약의 내용은 시대와 함께 변하겠지만, 계약을 맺는다는 본능마저 사라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헬렌 피셔의 미래의 성에 대한 예언과 비뇨기과 곽대희 선생님의 사랑학 교실을 인용하면서 나의 의견을 첨부해 이 부분을 매듭짓고자 한다. 인간은 동물과 달라서 정신세계가 있고, 그 창조물인 문화의 규제를 받는다. 이 정신 작용과 문화가 우리의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인간은 하나의 규제 속에서 벗어나고 싶은 충동과 또, 동물로서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모습과 아울러 인간 본연의 모습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인간다워질까 하는 그런 형태 속에서 계속 싸워가고 있는 것이다.
27세 된 남자 환자가 대구에서 찾아왔다. 이 사람은 고등학교 때 친구 네 명과 함께 자기 친구의 여자친구 집에 놀러갔다. 그녀는 홀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그 쪽 방면에 일찍 눈을 떴던지 학교에서 퇴학당한 상태였다. 물론 이 여자하고 이 문제의 남자하고는 오래 전부터 성관계를 가졌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그날 밤, 이 남자가 그 여학생에게 네 명의 친구와 한 방에서 자면서 성관계를 갖자고 제의했고, 여학생은 순순히 그 제의에 응해서 관계를 갖게 되었다. 여학생의 남자친구가 제일 먼저 관계를 맺었고, 내 진료실을 찾아온 환자가 세 번째로 관계를 갖게 되었다.
그런데 이 환자는 그 때가 첫 경험이었다. 제대로 발기도 안된 상태에서 한참 관계를 갖는데, 여자가 갑자기 몸을 뒤척이는 바람에 성기가 빠져 나왔다. 그러자 이 사람은 여자가 자기를 거부하는 것으로 알고 모든 성행위를 끝냈다. 물론 사정도 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는 심한 부끄러움과 창피를 느꼈다. 그러나 친구들에게는 자기가 상당히 잘한 것처럼 말을 하고 지나갔다. 대학 진학은 사정상 하지 못했는데, 이 사람은 그 후로 성행위를 시도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후, 이 사람은 비교적 늦은 나이에 자체위안(자위행위)에 눈을 뜸으로써 이를 통해 쾌감을 찾게 되고, 이것에 용기를 얻어 사창가에 가서 다시 한번 성교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 때도 역시 힘이 없는 상태에서 관계를 하게 되었다. 비록 사정을 하고 쾌감을 느꼈으나, 상대방 윤락녀가 무슨 젊은 남자가 이렇게 힘이 없냐고 하자 심히 부끄러움을 느꼈다. 이 사람은 성격이 소심했던지 그 후부터 다시는 여자와 성관계를 가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성적 충동을 자체위안으로만 해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더욱더 이 사람에게 충격이 된 일이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같은 반 급우가 자살을 하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바로 임포텐츠, 즉 발기불능으로 고민하다 자살한 것이었다.
비록 겉으로는 친구들에게 성행위를 만족스럽게 했던 것으로 말했지만, 친구가 자살한 것을 본 뒤에는 임포텐츠는 못 고치는 병이구나 싶어 그쪽 방면에 대해서는 자기와는 아예 상관없는 것이라 여기게 되었다. 그 많은 주간지나 월간지의 섹스물에 대한 것조차도 전혀 볼 생각을 않고, 관심의 대상밖에 두고서 살아왔다.
그러던 중 우연치 않게 내가 출연했던 MBC TV의 '아침의 창'을 보고, 망설이고 망설인 끝에 수소문하여 4개월만에 내게 찾아오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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