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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 신성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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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박경식 |
올린날 : 2002-12-23 18:04;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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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독일에 갔을 때의 일이다. 시차로 인해 잠은 안 오고 밤중에 혼자 할 일은 없고 해서 호텔 안내목록을 죽 훑어보고 있었다. 그런데 신통하게도 'Special service'라고 쓰여있지 않은가. 설마 독일에서, 그것도 인터콘티넨털이란 프랑크푸르트역 앞의 별 다섯 개 짜리 최고급 호텔에서 한국식 퇴폐행위를 하는 것은 아닐 테고, 도대체 Special service가 무엇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에라, 전화 한 번 해보자. 모를 때는 물어보는 게 제일 아닌가. 촌놈 소리 들어도 한국에 가 버리면 그만이니까.'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나는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전화기를 통해 흘러나온 소리는 대뜸 "당신, 여자 필요해?"였다. 예기치 못한 질문에 다소 당황했지만, 이왕 내친 걸음이니 알아나 보자 싶어 얼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사람 얘기가, 모른다는 것이었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아니, 기준 가격도 없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답변이 명답이었다. 그 사람 왈, "당신이 여자가 하나 필요한 지 둘이 필요한 지 내가 알 게 뭐야." 했다. 하긴 섹스는 꼭 둘이서만 하는 건 아니니까. 그렇게 고지식한 생각만 한 내가 잘못이지.
서독에서는 날이 갈수록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겼다. 처음에는 겁이 나던 밤거리를 슬슬 구경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재미있는 사실을 목격했다. 길거리의 매춘부들이 경찰차 앞에서 당당하게 호객행위를 하는 것은 물론 매춘이 법적으로 허용되어 있고, 그 많은 경찰들은 그 시의 큰 수입 가운데 하나인 관광객의 매춘에 애로사항이 없는 지 잘 보호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하루는 호텔 실내 수영장을 거쳐 사우나에 들어갔었다.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는데, 남자 셋이 들어 왔다. 그 중 하나는 가슴이 꽤 발달된 사람이었다. 그저 무심히 있다가 왠지 그 가슴이 좀 이상하다 싶어 자세히 보니 여자가 아닌가. 아차, 큰 실수를 했구나 싶어 슬그머니 그 사우나를 빠져 나왔다.
명색이 동방예의지국의 신사가 여자 사우나에 들어갔으니 얼마나 낯뜨거운 일이냐 싶어 혼자 어쩔 줄 몰랐다. 옷을 입고 다시 수영장에 가서 안내하는 사람에게 남자 사우나 위치를 물어보니 바로 내가 나온 곳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아니, 그 곳 말고 남자 사우나의 위치를 말해 달라고 외치듯 말하자 그 곳은 남녀 혼탕이라고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그곳은 몸매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목요일을 제외하고는 항상 남녀혼탕이라는 것이었다. 나야 몸매에 자신이 있으니 목요일에만 사우나에 가지 않은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내가 다니던 UCLA 대학 옆에 있는 USC 대학은 학교 내에 술집이 있었다. 그러나 반드시 20세 이상임을 증명할 신분증이 있는 사람만 들어갈 수 있었다. 차라리 단속이 어렵고, 단속 자체도 서로가 상호 공존 관계로 미리 정보를 주고받는 시대라면 일정한 곳에 일정한 법규를 만들어 양성화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김정례 전 보사부 장관이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성인성 질환을 퇴치하기 위해 성인성 질환도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게 했다. 그래서 누구든 부담 없이 치료를 받게 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하루 저녁 화대의 몇 분의 일도 안되는 돈이면 전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어 얼마든지 상품화된 성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니 이것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은 즐겁고 기쁜 것이다. 동시에 성은 신성해야 한다. 성스러워야 할 성이 쾌락의 도구로만 사용된다면 성은 추악해지고 더러워지고 만다. 성인성 질환의 퇴치는 임시방편적인 대책으로는 불가능하다.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건전한 성문화의 조장은 국민의식의 개선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지나친 통제와 억압은 또 하나의 음성화된 풍토를 조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양성화는 성의 상품화를 초래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급기야
우리의 윤리의식의 토대마저 흔들리게 될 것이다.
우리는 외국의 무엇을 받아들일 때 항시 선별해야 되며, 그것을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을 잘 알고 이해해야 한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지난 서울올림픽 때 수많은 여대생, 특히 자원봉사자들을 둘러싼 무수한 뒷얘기는 과히 듣기 좋은 것이 아니었다. 물론 대다수가 성실한 봉사자들이었지만 말이다.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뒷얘기 가운데 하나는 기념 배지를 구하기 위해 방에 들어온 미국 남성을 자기가 좋아서 들어온 줄 착각한 것은 물론 기념 배지를 얻은 후 감사의 표시로 해주는 키스를 사랑의 애무로 받아들여 덜컥덜컥 침대에 누워 줄 것 안 줄 것 다 주고 말았다는 얘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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