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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쟁력은 침실에서 나온다.
6년의 각고 끝에 몇 년 전 <성의학에서 본 궁합과 프로이트>란 책을 출간하였다.
이 책을 출간한 후 나는 다소간의 불만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출판사는 어쨌든 편집에서 다소 선정적인 면을 담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은 책이란 말도 들었으나 다소 전문적이고 어렵지 않느냐는 얘기도 들었다.
사실 나도 그 점은 시인한다. 사례별로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자신의 성적 문제를 쉽게 바라보도록 하는 것이 좀 더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이 책에 있는 사례들은 되도록 많은 환자들의 예를 인용하였다. 그러나 내 환자들에 대한 보호 측면에서 되도록 외국의 경우나 다른 선생님의 예를 들었다.
아울러 사례 외에도 다소 간의 성적인 지식을 도입했다. 그러나 되도록 전문적인 지식이나 전문적인 개념은 배제함으로써 일반 대중들이 부담 없이 읽으면서 자기의 성적 갈등이나 문제를 해결하고 이해하는 데 쉽도록 배려했다.
물론 나는 여기에 나타난 것들 외에도 그 동안 이런 문제를 가진 환자들의 진료를 통해서 모든 검사를 하고 치료를 하고, 수술을 요하는 환자의 경우 시술을 해 왔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이러한 부분과 약물 투여 부분은 과감히 삭제하고, 그러한 방법이 있다는 것만 제시하고 지나갔다. 이 것은 어렵고 전문적인 부분을 없애고 되도록 쉽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나는 지난번 책을 출간한 후, 다시는 이런 글을 쓰지 않으려 했다. 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대단히 힘들고 기뻐해야 될 일임에도 불구하고, 책의 내용상 내 아이들과 이 기쁨을 함께 나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내 책은 우리 아이들이 더 클 때까지 금서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이 글을 꼭 써야된다는 의식이 나도 모르게 작동하고 말았다. 그래서 이 책이 나오게 된 것이다.
수술은 예술이다. 나는 건방지게도 치료를 하든 수술을 하든 자기의 개성이 가미되어 있지 않은, 다시 말해서 치료자의 개성이 가마되어 있지 않은 치료나 수술은 제대로 된 시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술은 혼신의 힘을 다하여야 하고, 그 속에 치료자의 개성이 들어가 있어야 된다. 단지 여타 예술과 다른 점은, 작품은 만드는 도중에 마음에 안 들면 찢어 버리거나 내팽개쳐 버릴 수가 있으나, 환자를 치료하는 일만은 결코 그럴 수가 없다는 것이다. 수술이 잘 안 풀린다고 그만둘 수도, 수술 환자를 바꿀 수도 없는 일 아닌가. 그렇기에 의사의 길은 어쩌면 더 외롭고 어렵고, 인간적인 성숙을 요하는 길인지도 모른다. 나는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개성이 없는 치료나 수술은 진짜 치료, 진짜 수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사람들은 누구나 성 문제에 결코 무관심할 수가 없다. 이것은 우리가 숨을 쉬고, 하루 세 끼를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심이 있으면서, 또는 재미있게 책을 보면서도 이런 책을 쓰거나 이러한 일을 다루거나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을 낮추어보고, 비하하고, 은근히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일수록 숨어서 '더욱 야릇한' 걸 추구하기 일쑤이다.
성욕의 항진
일반적으로 사람이 뇌를, 특히 대뇌중추를 다치면 성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있어 부부관계를 갖지 못한다. 그러나 예외도 있다. 대뇌를 다쳤을 경우에 거꾸로 이상성 항진증이 오는 경우가 있다.
어느 날인가 나이 70이 넘은 할아버지가 할머니와 함께 진료실을 찾아왔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들어오는 입구에서부터 할머니가 마구 욕을 해대는 것이었다. 이놈의 영감 어디 가서 쓸데없는 병에 걸려 와서는 나까지 고생시킨다고 그러면서. 그런데 보아하니 그 분들은 도대체 성행위를 할 만한 여건이 못 되어 보였다. 말을 더듬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겠고, 보행조차도 힘든 상태였다.
그러나 할머니의 말이 참 놀라웠다. 글세, 할아버지가 뇌를 다친 다음부터 매일 저녁 요구해 와 미치겠다는 것이다. 수술을 하든 어떻게 해서든 제발 좀 더 이상 부부행위를 갖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할머니가 몸이 힘들어 받아주지 못할 때는 그것을 참지 못해 할아버지가 다른 곳을 찾아간다는 것이었다.
나는 좀 의아스러웠다. 그래서 할아버지에게 여쭈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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