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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김교수의 말을 인용했으니, 김교수의 말 중에서 나의 생각과 동일한 젊은이들의 이성관에 대한 부분을 발췌해보겠다.
「톨스토이가 16세 때 하녀에게 동정을 바치고 절망에 사로잡힌 적이 있다.
성은 고통이오, 어떤 면에서는 절망과 같다. 그러나 성에 대해서 너무 쉽고 안이하게 생각하면 안된다. 혼전성교를 한다 하더라도 정말 깊은 사랑으로 맺어지라.
사랑도 없이 관계를 맺고 자신의 행위에 주체적인 책임도 못 느낀 채 임신되었다고 허둥되는 것이나, 또 육체 관계를 맺었으니 남자에게 전적으로 책임지라고 붙잡는 여자는 못났다. 자제력과 진실성, 책임감도 없이 여자의 성을 탐하는 남자 역시 아주 못되었다.
더구나 사랑하면 그만이지 여자나 남자의 과거를 따지고 신경 쓰는 것도 한심한 처신들이다.」
나는 언젠가 마광수 씨의 말대로 둘이 서로 애무는 할 수 있지만 페팅 정도로 끝내고 성교는 하지 말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통박한 적이 있다. 아니, 10대나 20대에 어떻게 자기자신의 성적 감정을 자제할 수 있단 말인가. 여자 생각만 해도 발기는 물론 사정이 될 나이에 서로 껴안고 페팅을 하는 그런 상황에서 그것을 자제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는 이미 성에 관한 한 불혹(不惑) 내지는 이순(耳順)에 달했다고 볼 수 있겠다. 더구나 나이 많은 사람도 성에 대해 끊임없이 갈구하지만 자제하는 것일 뿐 결코 성욕이 없어진 것은 아니지 않는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평생 성욕은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단순하게 이것저것 가리지 못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애무는 할 망정 성교는 하지 말라는 것은 마치 전쟁터에 나간 군인에게 총을 줄 테니 쏘지는 말라는 것과 같다.
젊은 사람들의 성욕은 아마도 심리적 및 문화적 결정인자에 의해 영향받기 쉽기 때문일 것이다. 대조적으로 남성의 성적 흥분은, 특히 젊었을 때는 정신적인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신체적 요인에 의해서 강하게 지배되고 있다.
나는 한라산에서 길을 잃은 사람의 얘기를 통해서 성욕이 식욕보다도 더 우선한 예를 들은 바 있다. 즉, 잠도 못 자고 배고팠지만 끝내 성욕이 더 남아있었다는 그 사람의 말을 충격 속에 들은 바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성욕을 나타내는 것은 배가 부르고 자기 나름대로의 모든 일이 만족스러워졌을 때이다. 그러나 극한적인 상황에 이르렀을 때 남성은 신의 섭리에 따라 씨를 뿌리는 마지막 작업을 하는 것이다. 낙하산을 하고 뛰어내리는 극도의 공포 상황 내지는 처형되는 순간 정액이 나오는 것은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편, 제임스 올즈는 쥐를 대상으로 신경 생리학적 구조를 실험함으로써 위와 같은 것을 발견하였다. 즉, 쥐는 쥐의 뇌에 있는 쾌락 영역을 더욱 굳히기 위해 음식과 수면 박탈을 견디고 고통에 인내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던 것이다.
사람 역시, 깊이 사랑하고 있는 상대가 성에 관련된 얘기를 한 다음에는 매우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은 여자든 남자든 다르지 않다. 실제로 인간의 중격부를 자극하면 참을 수 없는 쾌락과 동시에 애정과 그리움이 함께 느껴지며, 분노와 초조한 감정이 가라앉는다.
쾌락과 성 사이에 밀접한 신경연락이 있다는 것은 성적 갈망이 간절함을 해명해 주며, 그 성적 충동을 억압하는 일도 가능하다. 또 여러 가지 에너지를 다른 것으로 돌리는 일도 가능하며 그 에너지의 배출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
따라서 이 두 가지 다른 특질, 즉 성적 쾌락을 구하는 강한 갈망과 성적 표현을 지연시키고 그 방향을 전환시키는 능력이 오래 계속되는 성적 욕구불만, 억압, 이상 성욕, 타협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결국 성적으로 매우 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사업에도 대단히 열중하는 것을 초인간적인 능력이라고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사실 그런 능력을 갖고있는 사람은 드물다. 즉 한쪽 일에 열심인 사람이 다른 일도 열심이었으면 좋겠지만, 실제로 그런 능력을 가질 수 있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신은 인간에게 모든 능력을 한꺼번에 주시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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