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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매력이 없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다.
글쓴이 : 박경식 올린날 : 2002-12-23 18:32;30
그리고 다시 10여 년이 지난 후, 우연치 않게 대학 동창의 여동생을 만났다. 정말 오랜만에 만났기 때문에 자연히 옛날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그 친구 여동생이 소개해주었던 여학생 세 명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그 세 언니들 모두 나를 그렇게 좋아했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그 세 명 모두 싫다고 퇴짜를 놨었지만. 그 때 친구 여동생은 '여자가 자존심도 없나. 경식이 오빠가 뭐가 좋다고 그렇게 매달리나' 했었단다.

그러나 자기도 결혼 후에 살림을 살아 보니 그 때 한 살밖에 차이 안 나는 선배 언니들이 얼마나 똑똑했었던가를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의사가 될 나를 낚아채서 의사 부인이 되어 편히 살려는 그 언니들의 의도를 결혼 후에야 깨달았고, 그래서 자기는 그 때 불과 한 살 차이였던 언니들의 영악함에 감탄했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자기 딸은 죽어도 의사에게 시집보내겠다나.

이 말을 듣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결혼할 나이쯤 되어 선본 중에 내가 딱지맞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면, 숱한 여자들이 내가 좋아서 그런 게 아니라 한결같이 의사가 될 내 신분 때문에 좋아했다는 말인가? 더욱 가관인 것은, 그 여동생의 다음 말이었다.

"만약 어떤 여자가 오빠 좋아한다고 하면, 그건 순전히 오빠 돈보고 그런 거니까 착각하지 마. 사실 오빠가 잘난 데가 어딨어? 오빠에게 매력이 있다거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여자는 정말이지 없을 거야. 그러니까 앞으로 혹 어떤 여자가 오빠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러면 나한테 얘기해. 내가 그 여자 정체를 밝혀 줄 테니까. 그건 볼 것도 없이 다 오빠가 돈 있는 줄 알고 돈 뜯으려고 하는 것 뿐이야. 그러니까 그런 여자 있으면 나한테 얘기하라구. 알겠지?"
나는 지금까지 얼굴은 못생겼지만 그래도 개성, 지성, 세련미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우리는 모두 성의 혼돈 속에 살고 있다. '나도 때로는 미치고 싶다'고 주장하는 정신과 의사도 있지만, 내 자신도 참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성행위 그 자체를 본다면 그것이 뭐 그리 대수인가. 시간으로 따져서 불과 몇 분밖에 걸리지 않거니와, 그걸 하고 안 하고의 차이가 뭐 그리 대단하단 말인가. 그걸 했으면 어떻고, 안 했으면 어떻단 말인가. 둘이 좋으면 할 수도 있는 거지 뭐, 라고 생각한다면 과연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런 생각을 품을 수 있는가. 그리고 과연 이것이 타당한 일인가. 용납될 수가 있는 것인가.

흔히 음란 비디오가 나쁘다고 하는 것은, 그런 비디오를 오래 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성에 대한 가치와 판단 기준이 흐려져서 위와 같은 생각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이성적 자제력이 뚜렷하지 않은 청소년들이 그런 비디오를 보다 보면 죄악에 대한 판단력에 혼란이 와 그룹 섹스나 혹은 집단 강간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미국에 있을 때의 일이다. 나는 Harbor UCLA 및 본원에서 여러 나라의 의료진과 함께 근무하게 되었다. Harbor UCLA는 다소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였고, 필리핀이나 멕시코 계열의 간호사들이 많았다. 특히 멕시코 출신의 간호사들은 그들이 과거에 어렵게 미국에 정착했던 탓인지 나에게 상당히 호의적이었다. 그리고 혼자 사는 것을 자기들 일 이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여 자꾸 여자를 소개시켜 주려 하였다. 특히 당시 여대생이었던 멕시칸 간호 실습생은 무척 적극적이어서, 자기랑 함께 하루만 지내자는 소리를 자주 하곤 했다. 내가 명백한 태도로 여러 번이나 거절하자 이번에는 나와 같이 근무하는 다른 의사나 혹은 그 병원에 근무하는 다른 필리핀계 간호사들을 통해서 적극 공세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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